체증이 난 것처럼 무언가 목구멍에 턱 걸려 있다.이럴 땐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가. 언제나부족했던 것은 말이 아니었다. 이미 무수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으므로. 설령 세상이 온통 침묵에 잠겨 있다 해도지금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 어떤 상황에서는 말을 잊어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로는어찌 할 수가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2004년 3월 12일,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조화 한 송이를 샀다. 그러나 이 꽃은, 죽고서도 저 자신이 죽은 줄을 모르는 193명의 부끄러운 이름 앞으로 보낸다. 그들의 죽음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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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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