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멘토. 해마에 구멍이 뚫린 어떤 사내에 대한 이야기. 그는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도구로 사용한다. 요즘 들어 자꾸만 뭔가를 잊어버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기억력이 나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기억해야 할 것이 점점 없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기억할 것이 없다는 것은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보다 훨씬 좋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생리학적 차원을 넘어 실존에 관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의미가 거세된 현상계 속에서 세상과 나, 둘 중 하나는 지워지고 있는 것이다. 메멘토. 사내는 기억의 단서들을 자신의 몸에 새겨놓는다. 그 역시 자꾸만 지워지는 세상 속에 던져졌다. 그 점에서 그와 내가 앓고 있는 병은 닮았지만, 그러나아주 같지는 않다. 그는 잃어버린기억을 좇는다. 나는 내가 좇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 해마 : 대뇌 피질 변연계에 있는 새끼손가락 크기의 신경세포 다발.기억의 단기 저장소 역할을 한다. |
'칼라비야우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봄이 가고 꽃은 져도 (1) | 2004.04.12 |
|---|---|
| 오후 8시, 체증 (1) | 2004.04.08 |
| 구름의 이름 (3) | 2004.04.06 |
| 내 생에 가장 긴 휴가 (2) | 2004.03.23 |
| 자꾸 현기증이 난다 (2) | 2004.03.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