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함을 열고 이런 저런 자질구레한 것들을 모두 꺼낸다. 언젠가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련이 남겨두었던 것들이다. 몇 년이나 묵었는지, 도대체 왜 보관하고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 ① | |
② | 단호하게 찢고 자르고 버린다. 그러나 그 중에 어떤 것들은 있던 자리로 다시 돌아간다. 오늘 살아남은 것들은 십중팔구 지난번 언젠가도 살아남았던 것들이다. 오래된 습관처럼 끈질기게. | |
쓰레기통이 넘치도록 버렸는데도 사물함 속엔 여전히 빈자리보다 채워진 자리가 더 많다. 무엇을 더 버려야 하나. 그런데 꼭 버려야 하나?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답이 없다는 것. | ③ | |
④ | 다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맨 처음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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