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오후 여섯시를 막 지나고 있다. 약 1분이 지났다고 하자.그러니까 1분 전에는 여섯시였는데, 앞으로 59분이 지나면 일곱시가 된다는 뜻이다. 지나간 1분과 지나갈 59분을 비교하자면, 말하나마나 59분이 당연히 더 길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앞으로 59분이 지나 일곱시에 이를 수는 있어도, 불과 단 1분만큼 떨어진 여섯시로는 되돌아갈 수가 없지 않은가. 만약 그것이 1분이 아니라 1초를 무한으로 쪼갠 시간이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미 아득히 멀다. 무한히 짧은 시간 속에 들어있는 무한대의 거리. 따라서 과거로 향한 시간의 속도는 무한대인 반면, 미래로 향한 속도는 우리가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일정하다고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빨리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은 정지한 물체에서보다 느리게 흐른다. 그러나 여기서 내가 말하고 있는 시간의 비대칭성(asymmetric) 혹은 비선형성(non-linear)에 대해서는,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어떤 물리학자도 연구한 바가 없다. 물론 할 필요가 없으니 안 했겠지만. 어쨌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아직은 젊은 내 시간들이 무한대의 속도로, 그보다 더 젊었던 날들의 나를 쫓아 멀어진다. 11월이 벌써 아득히 멀어지고 있다. 돌아보면 너무 빨라서, 아흐, 어지럽다. 정말 어지럽다. 그런데, 도대체 내가 지금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