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직전, 박하사탕을 한 개 입에 물었다. 녹여 먹어야지. 집에 도착할 때까지도 다 녹지 않게, 천천이, 아주 살살 음미할 테다. 달콤하고 시원한 이 맛을 오래 오래 맛보리라. 책상을 정리하고, 컴퓨터를 끄고, 소등. 뭐 빠진 거 없나? 없다. 그런데 사무실 문을 막 나서는 순간, 어둠 속에서요란한 소리를 내며 뭔가 부서진다. 와자작. 뭐지? 뭐긴. 박하사탕이 박살났다. 고작 열 걸음도 못 가서.
이럴 땐 이렇게 외쳐준다. 나, 돌아갈래! 하지만 너무 안타까워 하지는 마라. 아무리 아껴 먹어도 사탕은 곧 녹게 마련이니까. 녹지 않는 사탕은 사탕이 아니니까. 그래도 아직 부스러기는 좀 남아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