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길
격포에서
추락주의
2005. 8. 16. 21:05
격포에 갔었어 저녁 노을이 아름답다는 그곳 사실은 네가 그리웠던 거지만 마치 그저 노을이 보고 싶었던 것처럼 며칠 밤을 썰물처럼 뒤척여야 했지
삶에도 어떤 클라이맥스라는 게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오래 전에 지나쳤을까? 아직 더 가야 할까? 그런데 너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하마터면 격포 가는 바닷가 길을 놓칠 뻔했어
아쉽게도 노을은 붉지 않았어 태양은 구름 뒤에서 잠시 멈칫거리다가 그대로 어두워져 버렸지 모든 날들이 다 저물기 전에 붉게 물드는 건 아니었어 아니 어쩌면 노을은 이제 기억 속에서만 붉은 건지도 몰라
저녁 노을이 아름답다는 그곳 격포에 갔었어 사실은 네가 그리웠던 거지만 썰물이 지는 바닷가에 오래 서서 어두워진 수평선만 보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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