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주의 2006. 4. 26. 22:32

1.

물에 잠긴 간월암을 보기 위해 하룻동안 두 번 그곳에 갔던 적이 있다. 두 번째는 해가 질 무렵이었는데, 어두워질 때까지 끝내 나는 섬이 된 간월암을 보지 못했다.

사실 그것은 그저 오래된 습관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그날이 아니면 마치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나는 그렇게 조바심을 냈었다.

2.

우리가 서로에게 젖다 다시 홀로 스스로의 길로 걸어 돌아갈 때 언뜻 스쳐 지나가는 부드러우면서도 삐걱거리는 외로움을 마음에 새겨두라

- 박주택 / 無人島 중에서

어두워져서, 우리가 더는, 서로를 볼 수 없을 때까지, 우리는 거기서있었다.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길의 이쪽과 저쪽끝에.

3.

알겠니?

너도 나처럼, 아니 나도 너처럼, 사실은 아주 작은 섬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