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글

우리 집 시계

추락주의 2007. 7. 12. 09:27

안방에 걸린 시계가 오전 일곱 시 정각일 때, 책상 위의 알람 시계는 일곱 시 육 분을 벌써 지나고 있고, 거실 벽에 둥지를 튼 뻐꾸기는 아직 울지 않는다.

제각기 저 나름의 시간을 살고 있는 시계들. 어느 놈을 믿어야 하나? 어느 손가락 끝을 따라가야 하는가? 미로 같은 아침. 5분만 더 자도 괜찮은 건가? 그만 일어나야 하는가?

화장실 수건걸이에 목을 매단 시계는 벌써 며칠째 열두 시 반인데, 죽었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놈이 제일 정직한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