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글

할로우 맨

추락주의 2004. 4. 7. 20:26

할로우 맨

 

초인종 소리를 듣고 나와보니

집 앞에는 아무도 없을 때

모르겠지만 거기 내가 있다

그러나 너의 矢선은 나를 꿰뚫고

골목 저 바깥으로 방금 달아난

바람의 뒷모습만을 좇는다

어쩔 수 없다

너의 눈빛을 붙잡을 수 없는

나는 투명인간이므로

너의 망막 위에서 조금씩 희미해지다

마침내 이렇게 지워졌다

너의 시선이 날아간 자리에 뚫린

구멍 역시 보이지는 않는다

보이지도 않는 구멍 속에서 철철철

도대체 무엇이 쏟아지는가

내 손은 또 어디에 있나

만져지지 않는 어둠 속 그대

들리는가

투명한 심장의 투명하지 않은 박동소리

뚜벅 뚜벅 뚜벅

길을 가다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아

돌아보니 아무도 없을 때

 

<메모>

너무나도 투명해서 어둠만 남은 세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