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비야우공간
섬
추락주의
2004. 5. 29. 13:01
수화기를 든다. 규칙적인 휴지를 두며 이어지는 신호음이 마치 심전계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같다. 당신의 심장은 아직 뛰고 있습니까? 살아 있습니까? 죽음을 확인하는 일은 언제나 두렵고, 나는 여전히 서투르다. 누군가 공중전화를 가리켜 말의 섬*이라 했다.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섬은 비에 갇히고, 나는 섬에 갇히고, 내 목소리는 울대 속에 갇혔다. 수화기를 내려놓자 소리가 되지 못한 말들이 생각 속에 갇혔다. 갇혀 있는 모든 것들이 다시 섬이 되었다. * "공중전화는 말의 섬이다" - 함민복의 시 <취객어록>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