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글

선인장

추락주의 2004. 6. 22. 21:56

    선인장

     

     

    모든 가시가 그러하듯

    선인장의 가시 또한 제 몸을 찌르지는 않는다

    가시에 찔려 아파하는 것은 바람뿐이다

    사막의 모래는 오랜 시간 가시에 찢겨져 온

    바람의 눈물이고 그 눈물들의 무덤이다

    선인장이 무덤을 뚫고 자라나듯

    광막한 사막 알지 못할 어떤 좌표 위에서

    내 몸을 찢고 지금 가시 몇 개 돋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