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모든 날개 있는 것들의 꿈은
땅으로 내려서는 것이다
하늘의 길이 끝나는 곳
땅의 길이 시작되는 곳
새들은 여기에 둥지를 틀고
마침내 그들이 가 닿았던
어떤 높이를 회상한다
새들의 무게로 나는 출렁거린다
나는 날개 없는 몸으로 태어나
날개 달린 것들의 세상은
단 한번도 밟아보지 못했으나
숱한 계절이 가고
푸르던 시절도 가고
내 허튼 꿈의 이파리들이
깃털처럼 가볍게 떨어져 나간 자리에
새들은 날아와서 운다
무르팍이 시리다고 운다
나를 지나간 시간의 무덤
by 추락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