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시시한 글 2004. 12. 18. 23:56

겨울나무

모든 날개 있는 것들의 꿈은

땅으로 내려서는 것이다

하늘의 길이 끝나는 곳

땅의 길이 시작되는 곳

새들은 여기에 둥지를 틀고

마침내 그들이 가 닿았던

어떤 높이를 회상한다

새들의 무게로 나는 출렁거린다

나는 날개 없는 몸으로 태어나

날개 달린 것들의 세상은

단 한번도 밟아보지 못했으나

숱한 계절이 가고

푸르던 시절도 가고

내 허튼 꿈의 이파리들이

깃털처럼 가볍게 떨어져 나간 자리에

새들은 날아와서 운다

무르팍이 시리다고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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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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