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도 돼지를 먹었어요 또 돼지냐고요? 네 하지만 오늘은 좀 특별해요 웰-빙 돼지거든요 녹차를 먹였다나요 물론 돼지는 그게 뭔 줄도 모르고 먹었겠지요 그러니까 돼지인 거라고 그런 말씀은 마세요 뭐든 주는 대로 덥석 받아먹는 게 어디 돼지뿐이겠어요? 그리고 그게 돼지 탓이겠어요? 배가 불러요 미련스럽게 너무 많이 먹었나 봐요 저도 알아요 엄마 돼지의 배를 불리는 게 돼지를 위해서는 아니라는 것 배고팠던 시절이 자꾸 생각 나요 그런데 엄마 녹차를 먹인 돼지는 살도 푸른빛일줄 알았어요 뜨거운 돌판 위에서 구워지면 푸른 기름이 뚝뚝 흘러내릴 줄 알았죠 우스운 생각이죠 웰-빙 못하고 이미 죽어버린 돼지가 죽어서 푸른 기름을 흘린들 대체 그게 돼지한테 무슨 소용이겠어요 엄마 이건 비밀인데요 엄마 아들도 요즘 자꾸만 뱃살이 두꺼워져요 씻었는데 돼지 냄새는 안 지워지네요 |